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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용어대백과사전』 마구리 [마:구리] 「명사」 (불)

마구리 [마:구리] 「명사」 (불) 1. 긴 물체의 양쪽 머리에 있는 면. 2. [방송] 작업의 틀을 잡기 위해 대강 시도해보는 행위. (↔FM) "일단 내가 마구리로 해볼 테니, 잘 안 되면 전문가에게 맡기자" 3. 생물의 유성생식에 관여하는 기관 자네의 배가 오지 않는다면, 수영을 하게. -조나단 윈터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대접 받을 것만 같은 방송업계. 하지만 우리의 이치통 PD는 자신 있게 말한다, “아이디어가 중요한게 아냐, 실행력이 중요한거야. ㅇㅇㅇ 얘는 뭐 아는게 없는데 어디든 나와서 무조건 하니까 성공해서 벤츠 끌고 건물 사고 소고기 먹고....(후략)” 옳은 말이다. 그럴 듯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지껄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를 책임지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이치통..

카테고리 없음 2022.11.03

『방송용어대백과사전』데마이 [데:마이] 「명사」 (불)

데마이 [데:마이] 「명사」 (불) 1. 인물의 뒷모습을 전경에 두고, 후경의 인물에 초점을 맞춰 찍는 촬영 기법 (=오버 더 숄더 샷(over-the-shoulder shot; OTS)) 2. 1의 기법에서 전경에 위치한 인물 또는 물체. 즐거운 주말. 나는 이치통PD의 초대를 받아 합정 구석탱이에 위치한 그의 아방궁으로 향했다. 방송업계 사람들에게 이치통PD의 자택은 꽤나 유명한 스팟이다. 독신 30대 남성의 집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인테리어가 훌륭하고, 대형 스크린과 갖가지 게임, 세라젬 마스터 v6 등 즐길거리가 풍부하며, 그의 체중을 반증하듯 진귀한 음식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텔레-비죤인데, 방송 PD답게 국내에서 서비스..

『방송용어대백과사전』니쥬(=니주) [니쥬:] 「명사」 (불)

니쥬(=니주) [니쥬:] 「명사」 (불) 1. (주로 '깔다'와 같이 쓰여)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제안하기 위해 앞서 하는 말. "PD님, 니쥬는 그만 깔고,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해보세요." 2. 전체 서사를 위한 서론 또는 사전 정보. 3. [무대미술] 덧마루 으레 '작가'라고 하면 글을 쓰는 사람을 말하지만, '방송작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물론 이들도 글을 쓴다. 프로그램 기획서도 쓰고, 방송 대본도 쓰고, 유튜브 제목 카피도 쓴다. 하지만 이치통PD는 말한다, "글 잘 써서 성공한 방송작가는 본 적이 없다". 필력은 방송작가의 핵심역량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작가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어떻게 이들은 "월천 작가"의 꿈을 이루게 되는가? 목숨을 걸고 작가들의 서식지에 잠입하여 이..

『방송용어대백과사전』아도치다 [아도-치다] 「동사」 (자)

아도치다 [아도-치다] 「동사」 (자) 1. 전부 남김없이 차지하다. 2. [방송] 타인의 창작물을 오롯이 훔치거나 베끼다. (--> 우락가이하다) "이렇게 아도치면 고소 먹을 수 있어 임마" 브로드웨이의 극작가, 윌슨 미즈너(1876-1933)는 말했다, 한 사람에게서 훔치면 '표절'이지만, 여러 사람에게서 훔치면 '연구'이다. 표절과 모방이 판을 치는 방송업계. 에디터와 작가들은 저작권으로 먹고 살지만, 그들의 컨텐츠 기획 과정은 해적의 노략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그들의 행동을 '표절'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타인의 창작물을 베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곳에서 조금씩 가져와 합치고, 구체적인 요소를 살짝 바꾸는 등, 나름의 변형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치통 PD를 포함한 업..

『방송용어대백과사전』구다리 [구:다리] 「명사」 (불)

구다리 [구:다리] 「명사」 (불) 1. (주로 '잡다'와 같이 쓰여) 글의 핵심 꼭지. "일단 소재를 모으고, 회의하면서 대본의 구다리를 잡도록 하자" 2. [영화] 장면의 흐름이나 시퀀스(sequence). 서교동 구석탱이에 위치한 모 스튜디오. 신규 콘텐츠 기획을 위한 주간 회의가 한창이다. 사실 한창은 아니다. 오늘은 이치통 PD가 피로에 찌든 얼굴로 데스크에 엎드려 괴성을 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괴성의 원인은 배가 고프다는 것. 이치통 PD는 이내 [회의 중단]을 선언하고 타코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회의는 근처에 위치한 멕시코 레스토랑에서 계속된다. 퀘사디아와 파히따 플래터, 샐러드를 시켰는데, 이치통 PD가 샐러드를 먹는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아래는 식사 중 이루어진 ..

방송의 언어: <와꾸>와 <우락가이>

또다른 언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또다른 영혼을 가지는 것과 같다 -샤를마뉴- 때는 2019년 가을, 필자가 경영학과 1학년이었을 적 이야기이다. 경영학과 학생은 전공 필수 과목으로 「회계원리」를 들어야 했다. 강의 첫날, 스포츠 머리를 하고 남색 양복을 입은 젊은 교수가 강의실로 들어왔다. 강의 소개를 간단히 마치고, 교수는 칠판에 문장을 하나 적었다. "회계란 경영의 -----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여러 답이 나왔다. 경영의 영혼, 경영의 눈, 경영의 심장.... 교수는 학생들의 답들을 칠판 한 곳에 모아 쓴 다음, 웃음을 머금고 파란색 마커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적었다. "회계란 경영의 언어이다." 필자는 이제 관록 있는 4학년이 되어 신입생들의 경외와 혐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4..

비망록 202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