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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용어대백과사전』 마구리 [마:구리] 「명사」 (불)

에디터 그레나딘 2022. 11. 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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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리 [마:구리] 「명사」 (불)
1. 긴 물체의 양쪽 머리에 있는 면.
2. [방송] 작업의 틀을 잡기 위해 대강 시도해보는 행위. (↔FM)
"일단 내가 마구리로 해볼 테니, 잘 안 되면 전문가에게 맡기자"
3. 생물의 유성생식에 관여하는 기관


자네의 배가 오지 않는다면, 수영을 하게.
-조나단 윈터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대접 받을 것만 같은 방송업계.
하지만 우리의 이치통 PD는 자신 있게 말한다,

“아이디어가 중요한게 아냐, 실행력이 중요한거야. ㅇㅇㅇ 얘는 뭐 아는게 없는데 어디든 나와서 무조건 하니까 성공해서 벤츠 끌고 건물 사고 소고기 먹고....(후략)”


옳은 말이다.
그럴 듯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지껄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를 책임지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이치통 PD로 예를 들자면, 이 인간이 아이디어라고 낸 것의 90퍼센트는 40대 감성의 개밥 쉰내 나는 아재 개그지만,
어쨌든 자신의 아이디어를 컨텐츠로 만들어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만다.
(이치통 PD의 실행력은 업계에서도 알아주는데, 이는 그의 외모와 체중을 생각했을 때 여간 놀라운 것이 아니다)

실행에 옮기는 데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마구리”이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은 으레 완벽주의의 역설에 빠지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니, 아예 시작을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대충 “마구리”를 만들어보고, ’각‘이 잡히면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다.

"마구리"로 만든 것을 발전시키면 명작이 나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출처: Riccardo Zema




본인은 고등학생 때부터 목공을 즐기며 갖가지 가구를 만들고는 했는데, 목공에서 “마구리” 또는 “마구리면”이란 나무토막의 양 끝, 나이테가 보이는 면을 말한다.
이 단어가 어떻게 “작업의 틀을 잡기 위해 대강 시도해 보는 행위”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2005년에 쓰인 한 블로그 글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해당 글에 따르면, 마구리는 일본어 “まぐれ”에서 왔는데, "길다란 물건의 양쪽 끝"의 뜻으로, 파생적으로 생식기를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구리로 찍다"라는 말은 'x대로 한다'라는 말과 비교해 봄직하다.  
해당 선행연구를 진행해 주신 han_solo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존경의 의미를 담아 '우락가이'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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