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용어대백과사전

『방송용어대백과사전』데마이 [데:마이] 「명사」 (불)

에디터 그레나딘 2022. 9. 2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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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마이 [데:마이] 「명사」 (불)
1. 인물의 뒷모습을 전경에 두고, 후경의 인물에 초점을 맞춰 찍는 촬영 기법 (=오버 더 숄더 샷(over-the-shoulder shot; OTS))
2. 1의 기법에서 전경에 위치한 인물 또는 물체.


즐거운 주말.
나는 이치통PD의 초대를 받아 합정 구석탱이에 위치한 그의 아방궁으로 향했다.
방송업계 사람들에게 이치통PD의 자택은 꽤나 유명한 스팟이다.
독신 30대 남성의 집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인테리어가 훌륭하고,
대형 스크린과 갖가지 게임, 세라젬 마스터 v6 등 즐길거리가 풍부하며,
그의 체중을 반증하듯 진귀한 음식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텔레-비죤인데,
방송 PD답게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OTT를 구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출하는 비용만 월 1x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나는 선물로 사온 파운드 케이크를 이치통 PD의 얼굴에 내던지고, TV 앞에 정자세로 앉아 카탈로그를 탐색했다.
큰 화면으로 내가 좋아하는 웨쓰-앤더슨 감독의 명작을 감상하고 싶었건만,
손님의 리모콘을 뺏어 역사 교양 프로그램을 트는 이치통 PD의 만행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치통 PD의 전문분야는 교양/지식 프로그램인데, 그의 외모와 행실을 생각했을 때 이는 여간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이치통 PD는 파운드 케이크를 게걸스레 우적대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이치통 PD: 저거 찍는 데 카메라가 몇 대 들어갈 거 같냐?
그레나딘 에디터: 각자 하나씩 들어가니까 여섯 대에.. 하프샷 두 개에.. 풀샷 위아래로 두 개인가요?
이치통 PD: 저 교수는 '데마이'로 하나 더 들어가.
그레나딘 에디터: 뭔 마이요?
이치통 PD: '데마이'. 앞사람 어깨 걸고 찍는 거 있잖아.
그레나딘 에디터: 아, '오버 더 숄더'요?
이치통 PD: 엉. 근데 그렇게 말하면 현장에서 아무도 못 알아먹어.

영화 [히트](1995):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의 대화 장면은 '데마이'의 정수를 보여준다.


'over-the-shoulder shot', 또는 'OTS'는 누구나 아는 기초적인 촬영 기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카데미의 언어를 방송 현장에서 썼다가는 초짜 취급을 받게 된다.
현장에서 통하는 용어는 '데마이'이며, 이는 일본어로 '앞 쪽' '가까운 쪽'을 뜻하는 'てまえ'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데마이'는 OTS뿐만 아니라 OTS에서 전경에 위치한 피사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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